“소설이요? 글쎄요... 저는 읽지 않는데요?”
가끔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문학 자체에 흥미가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소설을 읽는 것이 역사서나 경영서를 읽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문학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이 한 번 밖에 못 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천 번 만 번 다시 태어나서 산다면, 다양한 삶을 경험해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인간은 한 번 밖에 살 수 없어요.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삶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인생에서의 모든 것은 시연 없이 무대에 올라가서 딱 한 번 시행하는 연극입니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 타인이라면 다양한 상황과 특정한 경우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주고 감정을 이입하게 해줍니다.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 그 한계를 좀 더 체계적이고도 집중적인 설정 속에서 인식하게 하고 고민을 숙고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간접 경험보다는 직접적인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갑접 경험에 속하는 책이 때로는 직접적인 경험보다 핵심을 더 꿰뚫어 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에 대해서 어떻게 완벽하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겠어요. 인생에는 변수가 정말 많잖아요. 그런데 소설은 그런 변수들을 통제하고 정리해서 만든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관계에 대한 문제인지, 인간이고독을 즐길 수 없는 무능력에 관한 문제인지, 과연 어떤 문제인지를 볼 수 있게 해주죠. 그러니 우리는 직접적인 체험보다 책, 특히 소설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으로 삶의 문제를 더욱 예리하게 생각할 계기를 가질 수 있는 겁니다. 미국에 갈 수없기 때문에 미국에 관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미국에 직접 가보고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거죠.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문학은 언어를 예민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보통 언어는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생각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이라는 것이 자꾸 쓰다 보면, 특히 좋은 말일수록 먼지가 내려앉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정말 진심으로 얘기하는 ‘사랑해’라는 단어도, 그 말은 워낙 감정적으로 강력하고도 유용한 말이기 때문에 상업적 이유를 포함해서 지나치게 많이 쓰입니다. 심지어114 전화 안내원조차 한때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고 시작하고는 했으니까요. 그러면 그 말을 진짜로 하고 싶어도 멈칫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문학은 오랜 세월 말에 쌓여 있는 수많은 먼지 같은 것을 털어서 그 말의 고유한 의미나 다른 의미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렇게 문학은 우리의 생각 자체이면서 표현 방식이기도 한 언어를 가장 예민하게 다룹니다.
문학을 읽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 단 한번인 삶 속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걸 체계적으로 풀어내, 삶의 문제를 예리하게 다룬다.
- 문학은 우리의 생각 그 자체인 ‘언어’를 예민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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