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이런 예쁜 식당이 있다고?
싶은 곳에 위치해 있다.
순천에도 이런 식당이 생기다니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17.gif)
원래 예약하려면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사촌언니덕에 아무 노력 없이 쫄래쫄래 따라가서
맛있게 먹고 왔다. ㅎㅎ
그래서 양심상 밝히는 내돈내산 아닌 후기!
브레이크 타임도 있으니 주의하기.
일요일 월요일 이틀 쉰다고 한다.
근데 먹어보니 이틀 쉬는 게 너무 당연해 보였다.
이 고급진 요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하시는데
당연히 쉬는 날이 없을 리가.
기본적으로 가게 내부가 깔끔하고
화이트톤으로 예쁘게 되어있어서
뭘 먹기도 전에 기분이 좋다. ㅎㅎ
너무 어둡거나 경직된 분위기가 아니라서
프랑스 문화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예약을 해선지 미리 자리도 세팅이 되어있다.
마중을 받는 기분이라 좋다.
프랑스 음식은 파리에서 이틀 있을 때밖에 못 먹어봤기도 하고
평소에 한국 사람들에게 그리 친숙한 음식이 아닌지라
이탈리아 음식만큼은 관심이 없었다.
우리가 먹게 될 코스의 메뉴가 적혀 있고
음료는 별도로 주문하면 된다.
나는 알쓰이기 때문에 당연히 논알콜로.
엘릭시아 유기농 레모네이드
프랑스산 레몬으로 만든 탄산음료다.
설탕 대신 유기농 아가베 시럽을 넣었다는데
확실히 건강한 단맛이 났다.
근데 시럽이 설탕으로 만드는 거 아닌가...?
어차피 당류 15%라서 제로 음료도 아니라 따지자면 끝이 없다.
그냥 청량하니 가벼운 맛으로 잘 마셨다.
나도 술을 잘 먹었으면 와인을 마시고 싶었는데
술맛도 모르고 잘 먹지도 못하고...ㅠㅠ
전채요리로 세 가지 메뉴가 나오는데
왼쪽부터 치아씨드, 타르트레트, 잠봉 블랑이다.
치아씨드로 만든 크래커는 짭짤하고 고소했다.
식감은 얇은 두부 과자 같고
맛은 치아씨드가 마치 참깨같이 고소한 맛을 내어
치즈의 맛과 향도 같이 났다.
치즈도 들어간 건지는 모르겠다...
다녀온 지 며칠 되기도 했고,
메뉴마다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게 코스다 보니까 여러 요리가 나와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없는 말을 지어낼 순 없으므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긴 힘들지만
기억을 더듬어 내 주관적인 느낌만을 전달하자면 그렇다.
이 메뉴는 잠봉 블랑이다.
블랑은 속에 아무것도 안 채우고 구워낸 크러스트라는데
크러스트가 딱히 들어 있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잠봉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얇게 저민 햄이다.
잠봉을 작게 잘라 양념에 버무렸다.
한 입에 먹고 크래커랑 곁들이듯이 같이 먹었다.
타르트레트는 과일 올라간 작은 타르트다.
전채요리조차 코스처럼 즐기느라
일부러 상큼한 맛이 나는 걸 마무리로 먹었다.
확실히 입맛을 돋우는 데는 탁월한 맛이었다.
상큼한 과일의 단 맛이 디저트와는 다른 느낌으로
입 안을 정리해 주면서 다음 요리가 더더욱 기대가 되게 만들었다.
이 메뉴는 삼치 필렛이다.
휠렛, 퓔레 다양한 발음이 있다.
메뉴판에는 그냥 삼치라고 되어 있어 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필렛으로 구워낸 생선 스테이크였다.
아주 부드럽고 입 안에 넣자마자 녹아내린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소스는 무엇으로 만든 것이었는지 잊어버렸다. 데헷!
이 메뉴는 딱새우로 만든 어쩌구였는데
기억이 안 난다.
어차피 다 맛있으니까 그냥 주는 대로 먹었다.
오마카세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코스 요리 설명할 때
보통 셰프님들이 발음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남 탓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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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못 알아듣고 열심히 고개 끄덕이고
먹고 감탄하고 따봉 날리고 그런다.
이 메뉴는 양송이를 다져 만든 크로켓에
표고버섯 육수를 부은 것이다.
이름을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말수가 적어질 것 같다...
그래도 기억대로 씨부려보자면
크로켓은 바삭한 튀김옷이 육수에도 눅눅해지지 않고
속은 크리미 하고 버섯의 풍미가 진했다.
표고버섯 육수는 내가 표고버섯 특유의 향을 좋아하지 않아서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버섯의 풍미를 정말 잘 살린 요리였다.
치즈를 올린 생선 스테이크가 나왔다.
고소하고 짭짤한 치즈 소스가 맛있었다.
육고기가 나오기 전에 물고기가 나와서 좋았다.
이 비싼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이딴 말밖에 못 하는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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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커트러리를 한 번 바꿔주신다.
첫번째 사진의 식기에서 두번째 사진의 식기로 바꿔주신다.
스테이크 써는 나이프로 바꿔준건데
저 칼이 잘 드는 편은 아니더라.
암튼 이 곳은 식기조차도 너무 예쁘다.
저 벌 그림이 그려진 브랜드가 어디일까 싶어서 찾아보니
장네론 라귀올이라는 브랜드였다.
대망의 한우 스테이크
채끝살을 구운 거라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아래에는 가지로 만든 무스인데
매쉬드 포테이토 (으깬 감자)와는 다른 매력으로 맛있다.
머스타드를 곁들여 먹었다.
여기까지 먹어보면서 느낀 전체적인 감상은
프랑스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특화되어있다는 것이고,
내 멋대로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을 때
프랑스 땅이 비옥하다보니 어떤 작물이든 품질이 좋아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이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
디저트는 치즈 케이크와 시즌 디저트 둘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시즌 디저트를 골랐다.
무화과는 원래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과일이라 그냥 그랬다.
근데 저 셔벗이 진짜 맛있었다.
미냐르디즈라고 커피와 즐기는 다과인데
여기는 차와 함께 나온다.
쿠키는 얼그레이가 들어갔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셰프님이 서비스로 주신 카라멜인데
망원동에 있는 라바즈라는 베이커리의 수제 카라멜이다.
태어나서 먹은 카라멜 중에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고
그 다음은 북해도 특산물 카라멜이다.
이 두 카라멜의 특징은 끈적이거나 딱딱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여기의 카라멜은 그냥 젤리를 먹는 듯이 부드러워서
치아가 약한 노인들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엔 꼭 여기를 들러봐야겠다.
다 먹고 나서 화장실을 갔는데
해우소에서도 풍기는 프랑스 감성에 기절할 뻔.
매너를 위한 코롱과 잡지,
환경을 생각한 재사용 핸드타올까지...
너무 좋아서 기절할 것 같았다.
순천에서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는다면 강추.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특별한 날에 이정도는 낼 수 있지 않나..?
일단 먹어보면 가격이 납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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