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에서 3번 출구로 나오면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계단 이용이 불편하다면 3-1번 출구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므로
3-1번으로 나와도 된다.
디뮤지엄 어플을 다운받아 가입하고
첫 예매를 하면 관람권을 50%나 할인 받을 수 있다!
대림미술관은 처음 가보는거라 반값에 볼 수 있었다.
개꿀ㅎㅎ
처음에 당황스러웠던게 뭔가 일반적인 전시회 건물이 아니고
상가주택의 모습이라 놀랐다.
서촌이라 그런지 높은 빌딩이 없어서 더욱 그렇게 느꼈을 수도.
되게 부잣집 느낌이 난다.ㅎㅎ
대림미술관의 전신은 한림갤러리(한림미술관)인데
원래는 대전에 있다가 2002년도에 서울로 이전했다고 한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입구가 나온다.
여기에 주차를 할 공간은 많지 않아 보이고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뚜벅이라서 전혀 상관 없었다.
서울 살면 운전할 필요가 없어서 좋은 것 같다.
이 날은 눈이 많이 왔다.
마치 카페같은 외관에 당황하지말고
좀 더 안으로 걸어들어오면
바로 전시장 건물이 나온다.
여기가 입구 맞다.
기념품샵이 보여도 당황하지말고 돌진!!!!!
그러면 저기 계시는 직원분들이 티켓확인을 도와주신다.
어플에 들어가면 큐알코드가 있는데
그걸 찍어서 입장확인을 해준다.
무료 해설은 오전 11시, 오후 12시
오후 5시, 6시 이렇게 진행되며
월요일과 주말은 운영을 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해설 전체 듣는데 30분 정도 소요되니까
그 시간보다 일찍 가서 미리 전시를 다 보고
정규 투어 듣고 다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동선은
다 돌아보는 데 2시간은 걸리니까
점심먹고 3~4시쯤 가서 먼저 전시를 본 다음에
정규 투어를 들으면서 설명을 듣고
그 설명을 다시 복기하면서 전시 중에 인상깊었던 부분을 다시 보는 것이다.
전시를 다 보고도 기념품샵에 돌아올 수 있는 구조라서
여기를 그냥 쿨하게 지나쳐도 된다.
1층은 기념품가게와 화장실이 있으므로
화장실만 먼저 다녀오고 관람을 시작해도 좋겠다.
디뮤지엄으로 예매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리유저블컵.
이 컵을 가지고 미술관옆집이라는 카페에 가면
무료로 커피 한 잔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앉을 곳도 있으니 꼭 디뮤지엄으로 혜택받기!
큐알코드를 찍으면 오디오 도슨트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
영구적으로 소장해서 전시를 다 보고도
다른 날에 오디오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아직 해보진 않았는데
영어 가이드는 미스치프 아티스트들이 직접 녹음했다고 하니
영어가 가능하다면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관람을 시작하기 전에,
미스치프가 과연 무엇인가부터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
본인들을 스스로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아티스트 그룹에 가깝다.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하는 그룹이다.
19년도부터 활동했으며 발칙한 상상력으로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들의 이름인 미스치프는 장난짓(mischief)라는 단어에서 따왔고
그 뜻처럼 장난스러운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전시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미스치프가 누군지는 몰라도
생각할 거리가 꽤 많은 전시회라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정가를 주고 봤다면 감상이 달라졌을수도.
작품 가짓수도 많지 않고 규모도 작아서 실망할 수도 있다.
주의사항 한 번 읽어주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내부에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유아차나 휠체어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층별안내도인데 3층에서 찍은거라 그거는 무시해도 된다.
2층부터 4층까지 순서대로 돌았는데
정규 투어가 2층부터 시작하니
4층부터 보면서 해설을 들으러 2층으로 내려와도 무방하다.
관람 순서가 크게 중요한 전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관람동선은 본인 편한대로~
2층은
작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참여형 전시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곳은 아카이브(Archive) 구역이고
미스치프가 분기마다 잡지를 내는데
그것을 pdf파일로 변환해서 아이패드로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전부를 다 읽어보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니
살짝 몇 장 훑어봤는데 유치하기 짝이 없더라.
굳이 다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근데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추천.
나는 그 무엇과도 연관이 없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레이아웃 연출에 대해서 배울 점이 많아보인다.
19금도 있길래 궁금해서 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ㅈ과 여자 가슴으로 도배되어있다.
관능적이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그런 성인 잡지.
음... 어딘가 진하게 냄새가 난다...
https://youtu.be/47pOGasa50w?feature=shared
피식쇼 나온거 봤을 때 느꼈던 감정들이
이 매거진들을 통해 다시금 나타났다.
호스트들이 여러번 대신해서 말해주니까 나는 굳이 더 말 안하겠다.
미국 대표, 한국 대표끼리 서로 거울치료하고 가더라.
매거진이 있던 아카이브 섹션을 지나서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라는 섹션에 들어왔다.
여기가 바로 참여형 전시실이다.
직접 버튼을 눌러보고, 그림을 그려보고, 게임을 하면서
관객을 전시에 참여하게 한다.
이 모든 행위 자체가 곧 작품이 되는 것이다.
위 작품은 본래 iOS 앱으로 개발되어
물리적 장치가 없지만 전시를 위해서 구현해놓은 가짜 버튼이다.
버튼을 누르면 위 전광판의 숫자가 하나씩 늘어난다.
누군가가 버튼을 누르고
또다른 누군가는 버튼이 눌렸다는 알림을 받는
이 터무니없는 기능의 앱은
2020년에 앱 기반 스타트업의 거품이 일었던 시기에 출시되어
한 벤처 캐피털 회사에게 2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어떠한 발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단순한 매커니즘을 가진 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벤처 캐피털의 부조리함을 시사한다.
보통 이런 문제가 벌어지는 원인은
투자를 하는 기업의 임원들이 나이는 많고 감각은 없어서
자기가 마치 젊고 시대의 흐름을 잘 탄다는 착각하에
벌어지는 실수와 삽질 때문이다.
4시쯤 입장해서 Archive에서 좀 오래있었더니
2층에서 Multiplayer 섹션 밖에 못 돌아봤는데
벌써 1시간이 지났는지 정규 투어가 시작되었다.
정규 투어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니
도슨트분이 오시면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들으면 된다.
2층부터 4층까지 주요 작품들의 해석을 들으면
총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는 해설을 다 듣고 4층부터 역순으로 다시 돌아봤다.
당최 감이 안 와서 해설 먼저 듣고 싶다면
시간 맞춰서 2층부터 도슨트분과 같이 이동해서
4층부터는 스스로 사유하며 관람하는 동선도 좋을 것 같다.
그림판으로 그린듯한 알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 재생되고 있었다.
헤드셋을 끼고 소리를 들어보면 거의 다 비명뿐인데
킹받게도 아티스트가 직접 녹음을 했다고...
밈의 나라 미국에서 수많은 인터넷 유저들이 힘을 합쳐
유명 애니메이션의 해적판을 만들어냈다.
의도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을
대중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라는데...
이게 대체 무슨 시의성이 있다는 것일까...?
저작권 빡센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물론 미스치프는 디즈니도 건들긴 했다.)
소싯적 야후꾸러기에서
엽기 도라에몽 그림판 애니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플래시 게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작품이었다.
차라리 그 옛날에 보던 야후꾸러기의 플레시게임들이
더 작품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꿀벌대소동 옆에 치킨런은 현재 수집하고 있는 작품이니까
참여해보면 재밌을듯!
나중에 다른 무료 영화로 풀릴테니까.
이 기계는 미스치프가 상자에 무작위로 상품을 넣어
100달러에 판매한 뒤 구매자들로 부터
이 상자를 열지 않고 다시 반송하면 최대 1,000달러로 돌려주겠다고 한
프로젝트를 전시를 위해 물리적 장치로 구현한 것이다.
이 랜덤박스에는 최고가 상품인 베스파 스쿠터의 열쇠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열쇠를 받은 구매자가 반송을 하는 바람에
다시 미스치프의 품으로 돌아와 현재는 전시장에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한국에서의 전시에서는 만나볼 수가 없다.
우리가 아무리 엄복동의 나라지만 스쿠터는 안 훔칠텐데...ㅋㅋㅋ
두 발 달린 거는 다 훔치는 줄 아나보다.
(아닌거 앎. 비싼거 한국까지 옮기기 힘들다는 것 잘 알고 있음.)
기다릴래에 버튼을 누르면 축 1000달러라는 글씨가 뜨고
뜯어볼래에 버튼을 누르면 상자안의 물건이 나오고
1000달러 놓침이 뜬다.
씹던 껌도 나와서 자신의 운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계이다.
당연히 실제로 돈을 주진 않는다.
기분만 내는 것이다.
마시멜로 실험이 생각나는 프로젝트였다.
이걸 실제로 구매해서 참여해보았다면 꽤나 쫄깃하고 재밌었겠다.
전광판에는
Finger on the App
Card V Card
White Whale
In the Year 2024
Tontine
Zuckwatch
라는 여섯개의 프로젝트가 나오는데
일단 전광판이 너무 가독성이 떨어지고 눈부셔서
옆에 붙어있는 설명만 읽어봤는데 큰 임팩트가 없어서 넘어가려고 한다.
전광판을 정면으로 바라본 시점으로 좌측으로 넘어갔다.
티파니앤코가 만든 트로피로,
원래는 세계 프로 스포츠 챔피언만이 거머쥘 수 있는 수작업 트로피였지만
미스치프와의 협업으로 온라인에서 100개 한정으로 판매하며
선착순으로 구매한 사람들에게 등수를 매겼다.
별다른 노력없이 챔피언 트로피를 가질 수 있다는
공정에 대한 착각과 특권의식에 대해 생각하게 해보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이건 미스치프가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안 해봐서 그런거고
한번이라도 케이팝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해봤다면
이런 어리석은 트로피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콘서트 티켓팅은 곧 e 스포츠임을...
대표적인 체험형 전시 중 하나.
오락기처럼 생긴 이 작품은 원래 스팀에서 PC용으로 출시된 비디오 게임이다.
전시를 위해 이 또한 물리적 장치로 구현했다.
게임 속 세상은 가상의 이케아이고 여기서 수백 개의 의자를 둘러보고
의자에 앉으면 포인트를 얻어 새로운 의자를 구매할 수 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지만
또 한 의자에만 오래 앉아있어도 안 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그동안 실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
실제 일상생활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면서도
컴퓨터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야하니까
그 일차원적인 생활 습관에서 착안하여
실제 게임을 하는 사람의 실생활을 그대로 모방했다.
솔직히 이케아라는 가구 브랜드를 모방하고
의자에 앉아야하지만 의자에 오래 앉아있어도 안 되는 게임을 만들었다면
뭔가 좀 더 깊은 메세지를 담아도 좋았을 것 같은데
단순히 심즈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풍자한 것뿐이라니...
'시뮬레이터'가 현실을 제대로 'simulate'하지 않아서
화가 잔뜩 난 너드의 작품이었다.
이 멀티플레이어 구역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작품들뿐이었다.
꼭 기계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냥...
니들이 뭔데 ㅋ 싶은 작품이었다.
조작이 어렵고 그래픽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의자에 앉아지지가 않아서 그냥 맨바닥에 앉았는데
조신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웃겼다.
캐릭터의 모습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닮았다.
이게 대단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하나의 패러디 작품으로만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세상을 하나의 게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재밌었다.
저 서랍을 열어서 이 대회에 참여한(?)
각 회사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실물로 볼 수 있다.
C&D란 미국의 법률 개념인 Cease and Desist letter의 약자로
특허권 침해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경고장을 의미한다.
미스치프는 레이싱 경기용 티셔츠에
기업의 허가없이 로고를 넣어 사람들에게 판매했다.
작품명인 C&D Grand Prix는 곧 경고장 레이싱을 의미하는데
어떤 기업이 가장 먼저 법적 조치를 취하는지
결과를 예측해 레이싱 셔츠를 구매하면
맞춘 사람이 곧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우승자들에게는 티셔츠와 저 위의 모자를 같이 증정했다고 한다.
(어떤 회사가 1등이었는지는 전시를 통해 확인하세요.)
지식 재산권을 도용해 자주 C&D를 받는 것으로 유명한
예술계의 악동 미스치프...
난 솔직히 이게 왜 창의성을 억압하는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평가받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 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광고효과를 얻도록 유니폼에 로고를 넣곤 하는데
그걸 허가없이 유니폼에 집어넣고 판매한 뒤에
그 수익을 얻는다?
기업의 편을 들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이게 무슨 저항의식과 예술적 의미를 갖는지
무지몽매한 나는 정말로 모르겠다.
다른 섹션에 들어가기 전에 통로에
스크림 클럽(Scream Club)이라는 공간과
맞은편에는 수많은 모자가 진열되어있는데
이 스크림 클럽 근처는 너~무 시끄러웠다.ㅋㅋ
전세계 사람들과 비명지르기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젝트는
사이트에 들어가 비명을 지르기만 하면 되니
참여하기 단순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아무도 소리 지르는 사람이 없어서 창피해서 해보진 못 했지만
큐알코드 인식해서 들어가보니까
핸드폰에서도 비명이 나오고 스피커에서도 비명이 나와서
시끄럽고 정신사나웠다.
미스치프의 프로젝트를 보면 주로 이렇게
참여하기 번거롭지 않고 단순하며
오락성을 띤 것들이 많아서
더 유명세를 타는 것 같다.
코스트코의 로고를 패러디한 미스치프 홀세일.
이 로고가 박힌 모자와 양말을 천 개 단위로만 판매하여
상품만이 아닌 독점권을 판매한 것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점유할 권리와 통제할 권리까지 갖도록 한 것이다.
구매자는 이 상품들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였다.
여기까지의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이 섹션을 지나서부터는 시의성도 있고
제대로 풍자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아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시를 다녀온 사람으로서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팁은
4층부터 내려오면서 감상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고 나서 2층에서 정규 투어를 듣고
다시 2층부터 4층까지 돌아보는 것이다.
통로를 지나서 들어오면
FRAUD FOR ALL, FRAUD FOR ONE
이라는 섹션이 펼쳐진다.
'FRAUD FOR ALL, FRAUD FOR ONE'라는 표어가 가진 의미는
말 그대로 모두를 위한 사기, 하나를 위한 사기라는 뜻인데
이 섹션에서는 현대 사회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저항하는
미스치프의 재치있는 발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스치프를 보고 게임체인저라고 극찬을 하는 것에 대해
이 섹션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일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미스치프가 일종의 사기를 통해
사회 시스템에 대항하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이 집단으로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기도 하고,
부당한 사회 제도에 맞서려는 시도가 개인의 이익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섹션에서는
짖궂은 장난이(장난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공익을 가져다 준다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하면서 작품을 감상해보았다.
AI로 만들어진 이 발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 발이라는 제목을 가졌다.
이 이미지들은 인터넷 포르노 제작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발 사진은 음란물에 포함되지 않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성적 대상화가 되기도 한다고. 웩.
미스치프는 이 점을 꼬집어 AI가 가진 파급 효과와
플랫폼 내의 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탐구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
요즘 AI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비윤리적인 사용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딥페이크라든지 보이스피싱이라든지
AI가 불러일으킬 사회문제가 심각해보인다.
칙필레는 미국에서 유명한 치킨 샌드위치 체인점이다.
이 브랜드는 크리스천 기업이라 기독교 원칙을 따라
안식일인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
따라서 미스치프는 이 칙필레의 샌드위치를 미리 사서
일요일에 배달 가능한 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판매하였다.
단순히 칙필레가 기독교 교리를 따라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풍자를 한 게 아니고,
보수적인 기업이라 경영진과 회사 정책에 문제가 많았다.
흑인 손님의 영수증에 인종차별적 멸칭을 적어놓거나
동성결혼 반대 단체를 지원하는 등의 기행을 일삼는 편협한 기업이었다.
저 봉투의 666은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이며
마치 칙필레의 로고를 뒤집은 것처럼 보인다.
2020년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 음식점
'The Blue Donkey'가 등장한다.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판매하는 일반 음식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정 정치인 후보를 위해 기부금을 받는 페이퍼 컴퍼니였다.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식당이지만 배달 플랫폼에 입점하였고
기업에서는 임직원들에게 복지 형태로
점심이나 저녁 식대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그 식대를 여기서 사용하면 실제 음식 대신에
구글과 같은 테크 대기업의 행보에 간섭하거나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기부금으로 전달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 스스로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정치인을
후원하게 되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러한 순환 형태를 '우로보로스(꼬리를 삼키는 뱀)'이라고 한다.
'Donate 2X'는 2020년에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며
시위가 일어났던 시기에 제작된 웹사이트이다.
(조지 플로이드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사망한 흑인 남성이다.)
미국에는 직원 개인이 비영리 또는 자선 단체에 기부하면
회사에서 더 높은 금액으로 늘려 기부해주는
기업 매칭 기부 프로그램이 있다.
보통 동일 단체에 동일 금액을 기부하는데,
대체로 기술 및 금융 대기업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을 이용해
미스치프는 여러 명의 기부 금액을 한 곳으로 송금받아
마치 한 명의 기부금이 거액인 것처럼 부풀려
그 한 명이 소속된 기업이 기존 기부금의
두 배 내지 세 배를 기부하도록 조작했다.
왜 이 섹션의 작품들을 보면서 감탄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이 놈들 봐라?" 하면서 작품을 감상했다.
Medical Bill Art는 말 그대로 메디컬 빌, 즉 병원비로 만든 작품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실제 의료비 청구서를 대형 사이즈의 유화 그림으로 만들고
해당 청구서의 의료비가 곧 그림의 가격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 예술품 경매를 통해 실제로 의료비를 변제하지 못해서
고통받는 환자들의 빚을 탕감해주었다.
미국의 의료비가 높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로 인해 실업자, 노숙자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 작품은
그러한 미국 의료 부채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작품이었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 웹사이트 1위인 아마존.
음성 인식 스피커 아마존 에코에는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탑재되어있다.
그러나 이 장치가 사용하지 않는 순간에도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이에 미스치프는 아마존 에코의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기기인
'알렉사게이트'를 만들었다.
이 기기는 보안 장치로서 초음파 스피커를 사용해 신호를 변환시킨다.
손뼉을 치면 전원이 켜지고 전원이 켜져야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나 또한 이런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서
내 목소리를 엿듣는 듯해 섬뜩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실제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앱 내 오디오를 통해
음성 정보를 수집하여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광고나 미디어를 노출 시킨다.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경험을 수집하지만
이젠 이게 갑갑한 감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내의 세계관처럼
감시와 도청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알렉사게이트는 그런 현대인의 불안감에 공감하며
실용성까지 챙긴 작품이었다.
넷플릭스 행아웃은 줌과 같은 화상 회의에서
업무 중에 몰래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건 솔직히 너무 황당해서 할 말이 없다.
여기 지나가면 본인의 얼굴이 나오니 신나게 셀카나 찍으면 된다.
갑자기 씹덕 게임 나와서 기분 잡칠 뻔 했는데
이 미연시 게임은 뭔가 하니
소득세 신고를 위한 소셜 데이트 시뮬레이션 게임이란다.
연말정산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었다는데
이런 거 좋다고 할 애들이 신고할 소득이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정보 소외 계층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시도로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
게임 상에서 악당이 나오는데
실제 미국의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 제작 기업인 'Turbo Tax'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할 때
Turbo Tax와 H&R Block이라는 두 회사의 소프트웨어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게임은 이런 미국 내 독점적인 세무 시스템이
공익적으로 운영되도록 쓰여야 할 정부 세금을
두 기업의 사적 이익을 취하는데 사용하는 것을 시사한다.
이래서 민영화가 안 된다는 것을 왜 한국인들은 좌시할까.
솔직히 한국은 민영화되는 순간
그 어떤 국가적 메리트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헬조선이라 하지만 모든 게 국영이라는 장점 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제발 우리도 미스치프같은 아티스트가 나타나서
사회의 심각성을 좀 알기 쉽게 보여주면서 대중을 계도했으면 좋겠다.
OTT 서비스를 종합하여 한 번에 스트리밍해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마우스를 움직여 채널을 누르면
그 채널에 나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수 있다.
당연히 이것은 저작권 위반이기 때문에 실사용은 못한다.
요즘 OTT가 만갈래로 찢겨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냥 모든 미디어를 끊고 산에 들어가 책이나 읽고 싶어진다.
총기소유가 합법인 나라 미국은
최근 총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총을 경찰서에 가져오면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는
총기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하지만 내가 총을 내놓아도 아직 다른 누군가는 총을 가지고 있다는
사회적 불안이 지배적이라 그 효과는 미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스치프는 이런 사회적 심리를 파악해서
총을 포기하게 만들려면
무기가 없는 불안감을 해소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총을 검으로 바꿔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시장에 그려진 희미한 그림은
저 검들이 바뀌기 전에 어떤 총기였는지 보여준다.
바주카포부터 권총까지 검으로 바꿔주었으나
장난감같은 위력이라 실제 무기로는 사용하지 못 한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편지로 보이는 종이들이 칠판에 붙어있다.
영상에 있는 문구 CRUSADE는 사회적 운동을 의미하는데
편지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아이들이 정치인들에게 요구사항을 써서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알고보니 어린아이의 글씨체로 편지를 써주는 로봇이었다.
사람들이 정부를 향한 불만, 항의 등의 메시지를
온라인으로 적어 보내면 미스치프는 이를 로봇에게 시켜 편지를 쓰게 한다.
이로써 미국 의회에 잘 전달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서 국회의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크레용으로 사랑스러운 손편지를 쓰는 어린아이가 돼라."
라는 말에 기인한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미국이나 여기나 정치인들은 다 똑같구나.
자동차 한 대에 5천개의 키를 연결하고
특정 번호에 전화를 걸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차의 위치를 통해
키를 가진 누구나 차를 찾아 운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마치 합법적 GTA같다.
(GTA는 남의 차를 뺏는 게임이다.)
차는 파손, 도난, 회수, 수리를 반복하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고
누군가가 완전히 차를 소유할 순 없었다고 한다.
커뮤니티의 집단 소유권에 대한 실험이었다고 하는데
영상 속 걸레짝이 된 자동차를 보면서
공유지의 비극이 생각났다.
그러나 이 자동차는 수천 마일 이상 이동하며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공동으로 사용했기에
성공적인 공동 소유권 모델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이로써 이 FRAUD의 섹션은 끝났다.
대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쳐서 공익을 이끌어낸 프로젝트와
개인을 향한 사기가 곧 공익을 가져온 사례를 보면서
공익을 위한 사기 행위가
과연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여기까지 보면서 같이 온 친구에게
미스치프가 마치 자신들이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되는 줄 알고
오만해보여서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게 이 섹션이 던진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이었다.
미스치프 아티스트들이 미국인이라 그런지
미국이 세계 경찰 노릇을 하기 좋아하는 것처럼
이들도 마치 자신들이 남을 골려줄 권리를 가진 양
장난꾸러기처럼 행동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꾸 작품을 보면서
"그래서 니들은 뭔데, 도대체 니들이 뭔데?"
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런 감정을 유발하는 것까지 목적이었으면 성공했다.
물론 통쾌한 순간도 많았다.
칙필레의 종교적 믿음을 역으로 이용해
일요일에 칙필레를 판매함으로써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외집단을 차별하는 행태를 풍자하고,
대기업을 상대로 기부금을 높이거나
기업이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들어버린 일 등
사람들이 원하는 사회적 영웅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미국의 히어로 무비로 유명한 마블 시리즈에서도 느꼈듯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또한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누구나 영웅이 될 자격이 있지만
영웅이란 이름으로 전지전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영웅은 위기에 빠진 타인을 구출하는 사람이지
자신이 가진 힘을 뽐내는 사람이 아니다.
아직 아무도 안 한 짓이 있다면
그걸 곧장 실행하려는 내가 참신하고 창의적인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모두가 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어떤 짓을 했을 때
그것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어떤 족속인지 알아야
우물에 빠져 갇히지 않는다.
전시장 한켠에 이렇게 바깥 풍경이 보이는
좌석이 길게 나있다.
전시를 보다가 너무 힘들면 잠깐 여기 앉아 쉬는 것도 좋겠다.
그래도 대림미술관은 당일에 예매한 티켓으로
하루종일 들락날락 할 수 있어서 좋다.
원래 일반적으로 전시회를 가면
한 번 입장하고 중간에 나오면
재입장이 불가능한데
여기는 당일에는 재입장이 가능하다.
그럼 중간에 밥을 먹고 다시 들어가도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굉장히 혜자스러운 전시장이라고 느껴진다.
마음 급하게 보지 않아도 되고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3층의 섹션으로 들어왔다.
3층 섹션의 주제는
FOR EVERYTHING ELSE,
THERE'S MASTERCARD
번역하자면 "나머지는 모두 마스터카드로." 라는 의미로
1997년에 출시한 마스터카드 브랜드 캠페인의 타이틀이었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지요. 나머지는 모두 마스터카드로.
(There are some things money can't buy.
For everything else, there's Mastercard.)"
라는 문구의 패러디이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자신의 존재가 확인되는 것처럼
끊임없이 사물의 소유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을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그래서 이 구역은 대량 생산된 대중 상품들을
미스치프가 변형, 개조하여 만든 한정판들을 전시해놓은
하나의 괴짜 백화점 같은 분위기였다.
이 작품들은 모두 망한 스타트업 제품들의 미니어처이다.
손으로 짜는 것과 똑같은 주스팩 착즙기,
기능은 없고 성격만 있는 로봇,
교육 혁신을 꿈꿨으나 아무 성과가 없었던 미니 노트북,
모든 기능이 있지만 제작이 어려웠던 올인원 쿨러,
위조된 테스트 결과를 보여준 의료기기까지.
(모바일 오디오 가이드 내용 참고)
각 제품들의 실패 원인을 보여주며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 회사들을 조롱하는 작품이다.
이때부터 이 구역은 기업을 조롱하는 구역이구나,
하고 친구랑 둘이서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ㅋㅋ
2층에서 꿀벌대소동 해적판 영화를 소개하면서
디즈니는 왜 못 건들고~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내 주장에 반박하듯 바로 미키마우스가 나온다.
미키마우스는 초기의 캐릭터의 저작권이
올해 2024년 1월 1일에 만료되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유재산권이 되었다.
디즈니는 자신들의 상징인 미키마우스의
저작권 기한을 연장하며 철저하게 관리해왔는데
올해로 그 저작권이 풀리기를 기다리던 미스치프는
2021년에 토큰을 사전판매하여
올해 자신들이 만든 작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때문에 작품을 만들 수 없으니
아이디어와 계획을 먼저 판매한 것이 발칙하고 유쾌하다.
미스치프는 사전에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마이클 조던의 싸인볼을 팔았다.
그러나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아니라
롱아일랜드 대학의 교수인 동명이인이었다고.
나였으면 미스치프를 패러갔을텐데 착하고 모자란 미국인들이다.
이 작품은 유명인에 대한 팬들의 집착과
그들의 소비문화를 풍자하려고 했다고 한다.
케이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작품 앞에서 만큼은 할 말이 없어진다...
쩝...
Kill Pill. 죽는 약이라는 뜻이다.
이 병에는 약이 아닌 설탕 20mg으로 채워진 알약 60개가 있다고 한다.
설탕은 몸에 해로우니 그 위험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증명되지 않은 영양제들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백종원씨가 보면 많이 슬퍼할 작품이었다.
이 제품은 자동심장충격기의 겉포장 디자인만 바꿔
실제로 마음을 다친 사람들에게 판매했다.
심장의 정상 리듬을 회복시키는 실제 작동하는 기기로,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구매할 수 있었고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출시되었다고 한다.
이 제품은 12인치 톱날로 만든 레코드판이다.
실제 톱과 동일하게 구리, 도금, 강철로 만들어져
일반적인 레코드판보다 무겁다.
가수 위켄드(The Weekend)의 노래 'Out of Time'이 실려있고
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블라인드 경매를 통해 25명의 입찰자에게 판매되었다고 한다.
딱히 큰 의미를 담은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금속 제품의 윤활제인 WD-40을 좋아하는
매니악한 사람들을 위해
그 냄새를 똑같이 구현하여 향수로 만들었다고 한다.
휘발유향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옆에 직접 맡아볼 수 있게 해두었다.
생각보다 휘발유 냄새보다는 그냥 엄청 강한 남자 향수 같았다.
지하주차장이나 주유소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향수이다.
미스치프가 처음 만든 실제품 중 하나인 이 제품은
누르면 울음소리가 나는 닭 인형을 변형한 상품이다.
다이소에서 끊임없이 울려퍼지던 이 인형의 울음소리...
배 부분의 저 구멍에 대고 흡연하듯이 숨을 들이마시면
장난감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오븐 모양 전시장 안에 있어 소리는 못 들어봤지만
그냥 똑같이 꾸악 하는 닭소리면 노잼일듯.
찾아봐도 안 나와서 궁금하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금지된 식재료로 만든 과자이다.
미국에서는 말, 복어, 카수마르주는 식재료로 금지되어있다.
말 고기는 1847년부터, 복어는 면허가 있어야만 조리할 수 있다.
복어는 우리나라도 복요리자격증을 가져야 할 수 있는걸로 알고 있고
말 고기는 제주도를 포함한 일부지역에서 즐겨먹는다.
나도 말고기 육포를 어릴적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질기고 달아서 입에 안 맞았다.
카수마르주는 구더기가 있는 치즈로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만 볼 수 있다.
근데 이걸 왜 금지했지...?
암튼 이 세가지 재료들의 맛을 인공 향료로 재현했다.
미스치프는 사회적 기준이나 유해성으로 인해
먹을 수 없는 것들을 먹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식품 과학기술의 발전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전시장 내부가 레고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레고를 좋아하는지라 너무 마음에 들었다.
Sacred Seltzer라는 이 제품의 이름은
'알콜'과 '성스럽다'라는 단어의 조합이다.
이 음료는 95%의 성수와 5%의 알코올로 만들었다.
이 성수는 2022년 3울 31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식적인 가톨릭 절차를 통해서 축복받은 진짜 성수이다.
이 음료는 망고, 체리, 라임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되어있고
도슨트님 말씀으로는 라임맛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작품 아래쪽에 이 음료의 제작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성수라서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술을 만드는데
뭔가 꼴깝 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마 그런 감정을 유발하려고 만든 상품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유명한 시리얼인 후르츠링을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게 만든
빅 후르츠 루프이다.ㅋㅋㅋ
링이 커져서 루프가 된 게 웃음벨.
이 작품은 본래 강아지를 짖지 않게 만들기 위한
짖음방지목걸이가 전기 충격을 주는 대신에
사람의 육성으로 욕설이 나오게 만들어서
이름이 커스 칼라이다.
(욕을 뜻하는 단어 Cuss와 개목걸이라는 뜻의 Collar)
강아지가 고통받지 않는 것은 좋지만
짖을 때마다 욕이 나오면
주인이 참 난감하겠다 싶다.
내가 찍은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제품이 이렇게 생겼다.
마치 블러처리를 한 것처럼 생긴 이 돈다발은
한화 3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웹사이트에서 극도로 낮은 해상도의
사진으로 선보인 이 돈더미는
출시된 지 단 몇분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사진과 똑같은 블러 처리된 돈 모양의 피규어를 받게 되지만
당시 구매 페이지에는
'당신이 구매한 것에 대해 화내지 말라'
라는 경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구매하는
충동구매 심리를 풍자한 것이다.
이 책들은
오만과 편견,
보물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주 전쟁
과 같은 4개의 고전소설을 다시 출간한 것이다.
이 작품은 미스치프 전시에서 내 최애작품이다.
책의 내용에는 후원사의 브랜드 광고가 포함되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토끼가 애플 워치를 착용하고,
앨리스가 시리를 사용한다.
실제 책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디어 광고의 포화 현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요즘 어떤 미디어를 보든지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PPL을 넘어서 구글의 음성수집 덕에
우리의 일상을 염탐 당하고 맞춤광고라는 눈속임으로
우리에게 소비를 촉진 시킨다.
책은 그나마 그런 광고 홍수 속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책에도 점점 PPL을 넣는다고 하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세뇌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소름이 돋는다.
이 책은 미국의 상위 500대 부유층에 대한 정보와
심지어 그들의 신상을 알 수 있는 개인정보가 적혀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부자들은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셀럽, 배우, 사업가가 아닌 기업을 좌지우지하거나
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미스치프는 부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미국은 초상권도 없고 명예훼손이라는 민형사상 죄가 없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루머여도 그 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특히 사실을 다룰 때에는 더욱 고소고발이 어려워
이렇게 언론이 해야할 일을 개인이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보잉사의 내부고발자가 사망한 사건을 보면
법의 심판은 받지 않아도 어둠의 세력에게 목숨을 잃을 위험은 있다.
이 게임기는 닌텐도의 외형을 닮았다.
실제 게임기로, 게임의 디자인도 초기 닌텐도의 16비트 게임과 유사하다.
비티에스(BTS)의 병역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화제였다.
방탄소년단의 국제적 위상이 문화적인 영향력과
의무복무의 형평성을 충돌하게 만들었다.
정치인들은 방탄소년단을 인질로 삼아 공수표를 날렸고
팬들은 안그래도 심란한데 멤버들의 병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고통받았다.
미스치프는 이러한 한국의 사회문화적 사건을
닌텐도와 비슷한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었고
BTS를 상상 속의 전쟁에 등장하게 했다.
근데 내가 봤을 때 얘네는 그렇게 깊은 탐구로서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기보다
그냥 군복무 의무가 없는 미국인들이
유명한 케이팝 아이돌 하나 가지고
밈으로서 소비한 느낌을 받았다.
팬들은 충분히 기분 나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봐도 레고같은 전시장의 인테리어.
또는 마치 노란 잠수함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이 현미경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현미경이 주가 아닌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가방이 주인공이다.
소금알보다 작은 크기로,
루이비통 가방을 정맥 의료 기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엄청 작게 만들어서 현미경으로만 그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고로 이 가방을 가지고 있으려면 현미경도 필요한 것이다.
이 얼탱이 없는 가방은 경매를 통해
원래 가격의 4배가 넘는 63,000달러에 팔렸다.
미스치프는 이 작품을 소형화의 최종판이라고 말했다.
한 때 마이크로백이 유행하며
핸드폰도 들어가지 않는 핸드백이 유행을 했다.
그래서 핸드폰을 들고다니느라
덩달아서 그립톡과 같은 핸드폰 악세서리들이 같이 유행을 했다.
물건을 담아야하는 수단으로서의 가방이
패션의 목적이 되어 점차 작아지자
이를 풍자하기 위하여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좀 전의 루이비통 가방과 같은 맥락으로,
쇼핑백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의 이 작품은
명품을 실제로 소유하는 것보다
명품을 샀다는 쇼핑백만 있으면
누구나 부자가 되는 기분을 낼 수 있으므로
13종의 브랜드 쇼핑백을 재현하여
그런 허황된 소비 행태를 풍자하고 있다.
미스치프는 제조국의 이름으로 물건의 품질을 판단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역으로 이용하여
아예 메이드 인 이탈리아 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탈리아가 높은 품질의 가죽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을 활용해
가방을 제작했지만 사실은 이탈리아와 전혀 상관없는
미국 텍사스 주에 위치한 이탈리아라는 마을에서 만들어졌다.
틀린 말은 아니므로 뭐라 할 순 없지만
누가 메이드 인... 다음에 마을이름을 쓰는가.
꽤나 발칙하고 황당한 작품이다.
제품의 가치는 지불한 금액과 정확히 동일하다.
이 작품은 티셔츠 한 장을 0달러에서 천달러 사이의 가격 중에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고
그 지불한 가격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티셔츠에 새겼다.
직관적으로 얼마에 구입했는지 보여줄 수 있어서
비싸게 살수록 과시할 수 있어 플렉스용 티셔츠로 적절하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의 의류가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에 판매되는 관행을 비판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같은 흰색 티셔츠라도 보세에서는 1만원짜리가
구찌라면 몇십만원이 되는 것처럼
미스치프는 과시적인 소비 풍습을 경멸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상 한 달에 300만원 버는 사람이
몇십만원짜리 티셔츠를 사는 건 과소비이지만
한 달에 1억을 넘게 버는 사람이
몇십만원짜리 티셔츠를 사는 건 적당하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너무 아끼고 저가의 물건만 산다면
경제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자기의 소비 폭에 맞게만 구매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는 2백, 3백 버는 사람들이
자기들도 1억 버는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건 개인의 허영심일수도 있지만
여러 매체에서 조장하는 소비 심리이기도 하다.
몇 달 안 쓰고 티셔츠 하나 사면
너도 부자처럼 보일 수 있다고 꼬드기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피바람 부는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우리는 결코 억만장자가 되기 힘들다.
우리는 우리의 수준에 맞춰서 살면 된다.
그러면 불행하지도 않고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질 일도 없다.
라고 생각을 하다보면 혁명이 마려워진다.
이 티셔츠는 10개의 유명 스트릿 웨어 브랜드의
티셔츠를 잘라 하나로 만든 것이다.
모든 셔츠는 동일한 패턴으로 제작되었지만
조각이 랜덤으로 구성되어 모두 디자인이 다르다.
이런 티셔츠가 과연 어떤 브랜드들의 콜라보로 볼 수 있을까?
미스치프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이 증가하면서
그 의미와 형태가 억지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라고 나이키 신발에 핏방울 넣은 놈들이 말해도 되나??
그거야 말로 뇌절이라 생각했는데...
이 제품은 샌들로 유명한 브랜드 버켄스탁을
에르메스 버킨백을 잘라서 만든 것으로
미스치프는 고가의 명품 자체가 원자재가 될 수 있고
이런 럭셔리의 상징인 버킨백이 대중적인 아이템이 되었을 때
가져오는 변화가 상당할 것이라 말했지만
결국 이 샌들이 고가에 팔리면서
버킨백의 가치가 재입증되어
실패한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미스치프의 작품들을 쭉 보면 정말 재치있지만
그게 커다란 사회적 존재를 향한 따끔한 한 방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 고급식당에서 고기를 얻어먹고
나중에 이를 쑤시고 나오면서
이쑤시개를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툭 던지고 가는 느낌이다.
우리는 분명 대등하게 그 사람들과 마주보며 한 끼를 먹었고
쫄지 않고 이를 쑤시면서 배를 두드리며 나왔지만,
그렇다고 너네가 우리처럼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는 것 같다.
고기 냄새를 맡고 싶다면 우리가 쑤시던 거나 맛보라고 하는
딱 그 경계에 머물면서 여기저기 선 넘고 다니는 녀석들 같다.
3층 전시장 한 켠에는
미스치프를 세상에 가장 널리 알린 프로젝트인
일명 아톰슈즈라 불리는
Big Red Boots가 전시되어 있다.
이 앞에서 직접 신어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
꼭 신어보고 추억을 남겨보자.
미스치프는 소셜 미디어에서 초현실적인 이미지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형태를 현실 공간에서도 착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패션계에서 유행하며 신어보면 편하다고 들었는데
직접 신어본 바로는 정말 불편하고 별로다!
마치 신발 쇼핑을 온 것 같다.
웃긴게 내내 소비 행태를 지적하고 풍자해놓고
이렇게 콜라보한 상품들을 진열해놓았다.
실제 판매까지 한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자기모순적인지...
아니면 그 심리를 이용해서 소비자들을 조롱하길 즐기는 건지
그 감성을 정말로 모르겠다.ㅎ
하다하다 깁스 신발까지.
발가락 부러졌을 때 두 달 넘게 신고 다니면서
얼마나 불편했는데 이걸 패션아이템으로?ㅋㅋ
익숙한 브랜드의 신발들이 놓여져 있다.
하나 다른 점이 눈에 띈다면
신발 밑창이 전부 다 구불구불하다.
마치 착시현상을 체험하는 것 같은 디자인의 신발들은
몇몇 운동화 브랜드가 얼마나 대중의 인식을 장악하고 있는지 드러낸다.
웨이비 시리즈는 2022년 미스치프가
반스의 올드스쿨 신발을 왜곡시켜 신발을 만든 것으로 시작했지만
반스의 상징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소송당했으며
아직도 법정 공방중이라고 한다.
이 새끼들이 진짜 골때리는게
이러고 나서 그만 두는게 아니라
6개의 브랜드를 더 본따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목적은 디자인의 저작권과 샘플링의 경계를 탐구하려는 것이라지만
나는 계속해서 의문이 가는게
도대체 디자인에 어떤 억하심정이 있길래
이렇게 쥐잡듯이 조롱하려는 걸까?
반스가 유명해진 건 착화감은 거지같아도
어떤 옷에도 어울리는 저 올드스쿨의 디자인인데
그걸 따라 조금만 바꿔서 만들면
반스가 당연히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넘어갈거라 생각했을까?
자기들이 만들어서 그냥 전시만 하면 모를까
실제로 그 제품들을 판매하지 않나.
이제 보니까 얘네는 패션업계에 단단히 불만이 있는 놈들 같다.
내 생각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디처럼
미란다 앞에서 계속해서 실언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어보인다.
차라리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환경파괴를 일삼거나
패션쇼같은 곳에서 모델을 사람 이하로 대하는
패션업계의 모습에 집중을 하든지
명분 없이 조롱만 하니까 그냥 밈에 미친 놈들 같다.
과시욕과 허황된 모습을 비난하면서도
누구보다 그걸 이용해서 유명세를 얻고
굿즈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웃기다.
드디어 4층으로 올라왔다.
이렇게 블로그에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을 쓰고
개인적인 감상을 남기는게
그닥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는 못 하지만
(아무래도 정보글이 더 조회수가 좋다.)
나중에 다시 보면 재밌고
감상이 바뀌는 것도 신기하고
전시가 끝나고 내용이 궁금할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된다.
4층 구역의 주제는
NOTHING IS SACRED
신성한 것은 없다는 의미로
전시회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와도 같다.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인식과 개념을 타파하기 위한
미스치프의 다양한 시도들이 작품에 담겨있다.
이 작품은 2020년에 미스치프가
데미안 허스트의 스팟 페인팅 중 하나를 구입해
작품 속의 점들을 하나씩 자르고,
남은 프레임까지 각각의 작품으로 판매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시회에 있는 작품은 두번째 시리즈로,
또 다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점과 뼈대로 나눈
<108 Spots>과 <108 Holes>라는 작품이다.
말 그대로 108개의 점과 108개의 구멍이다.
이 시리즈는 값비싼 부동산을 세분화하는 것처럼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높은 가치의 기존 작품을 분할하여
더 많은 소유가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마치 공산주의 원리를 실현시킨 것처럼 말이다.
미국이 자본주의의 끝을 달리고 있다보니
진보적 성향의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풍자적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다.
미스치프는 기존 작품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상품화하는 것이
예술의 민주화와 해방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누가 점을 여러개 찍어 만든 작품을
퍼즐처럼 하나 하나 나눠서 또다른 작품으로 판매할 생각은
아무나 잘 안 하기는 할 것이다.
근데 그것을 누군가 생각 못 해낸 참신한 발상이라 할 것인지
그럴만한 가치가 없어서 그동안 아무도 안 한 것인지는
개인의 감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미스치프는 앤디 워홀의 'Fairies'라는 작품을 구입해
원본을 999번 복제하여 1,000점의 에디션을 만들었다.
원본임을 증명하는 문서는 그림과 같이 복사되어
진짜 원본에 대한 표시가 없다고 한다.
결국 중앙의 저 따로 걸린 그림도 원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미스치프는 작품 제작 과정을 '복제에 대한 파기'라 말하며
계속 해서 위조하고 복제하다보면 결국 원본의 가치도
다른 복제본과 마찬가지로 위조품이 된다고 말한다.
보통 예술 작품의 원본은 사본보다 가치가 훨씬 크지만
복사해서 제품화하면 하나의 가치는 줄어들어도
전체적인 수익을 증가시킨다.
미스치프는 이러한 시장에서의 예술의 가치와 진정성에 대해
대중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니네가 뭔데?"이다.
원작자인 앤디 워홀도 아닌데 복제품이 늘어나서
전체적인 그림 판매량이 늘어나면 누구에게 좋은 것인가?
결국 원본을 가진 자기들이 좋겠지.
원본을 가진 순간
그 가치를 가진 사람이 될지라도
그림을 팔지 않는다면 현금화 할 수 없어
그냥 비싼 그림을 가진 사람이 될 뿐이다.
그걸 상품화해서 판매하면
그 수익을 얻는 사람이 좋은 것이다.
저 단순해 보이는 낙서같은 그림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앤디 워홀이 그렸기 때문이다.
그는 팝아트의 거장이다.
그런 사람의 그림 한 점 한 점이 높은 가치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예술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결코 같은 비율일 수가 없다.
앤디 워홀보다 잘그리는 화가가 많아도
앤디 워홀만큼의 유명세가 없다면
당연히 사랑받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다.
그걸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
예술은 기술로서 사랑받는 게 아니라
작품이 갖는 의미로서 사랑받는다.
그러니까 미스치프도 돈벌고 사는 것이다.
기술 자체로서 사랑받는다면
그들이 하는 어떤 것도 예술이 아니다.
순수미술, 순수음악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우리는 그동안 역사로서 증명해왔다.
아직까지도 순수예술이 주류였다면
우리는 아직도 지루한 고전음악이나 듣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이 담긴 고전소설이나 읽으면서
사진도 아닌 극사실주의 그림이나 보고 살고 있을 것이다.
예술은 인문학의 가시화라고 생각한다.
예술의 진정성은 결국 만드는 이의 의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누구는 말로,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앤디 워홀의 작품 옆에는
흑과백으로 나뉜 두 가지 색상의 운동화가 전시되어있다.
이 신발은 나이키 운동화 밑창에 실제 요르단 강에서 가져온
축복받은 성수 60cc를 넣어 만들었다.
마치 성수 위를 걷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신발은
예수가 물 위를 걷는 것을 묘사하는
성경 구절 마태복음 14장 25절에 맞추어 1,425달러로 판매했다.
현재는 최소 두 배 이상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신발의 제작의도는 셀럽과의 콜라보 문화와
브랜드를 향한 숭배 현상을
종교에 대한 신앙에 빗대어 풍자한 것이다.
이걸 보니까 생각나는게
나이키 조던 수집문화와 범고래 품절대란이다.
2019년에 선보인 지저스 슈즈(Jesus Shoes)의 후속작으로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협업해 나이키 운동화의 밑창에
그의 피 한 방울을 희석한 빨간 액체를 넣었다.
성수를 피로, 십자가를 사탄을 상징하는 오각형 모양으로 바꾸었다.
거의 이 신발을 만들기 위해 그 전 모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도발적이다.
이 신발의 가격 또한 성경 구절을 본땄으며
악마의 숫자를 상징하는 666켤레만 생산 되었다고 한다.
웃긴 것이 지저스 신발은 항의를 받지 않았지만
이 사탄 슈즈는 협업하지도 않은 나이키에게 항의 폭탄을 가져다 주었다.
나이키는 위에서와 달리 이 신발만 미스치프에게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미스치프는 리콜 조치를 하겠다며
나이키를 상대로 법정에 가지 않고 합의를 해낸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건도
리콜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게 신발의 가치가
소송건 이후로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LSD는 환각제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불법이다.
그러나 약간 효과가 덜한 '1P-LSD'는
미국에서 합법적 화학물질로 의료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Drink Me>의 탄산수에 포함된 '1P-LSD'는
존재자체로는 합법이지만, 섭취하는 순간 불법이 된다.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물병에
쓰여진 문구를 이름에 본딴 것 같기도 하다.
캔 32개의 작품 속 '1P-LSD' 성분이 모이면
LSD 한 알의 함량과 대략 동일하다고 한다.
LSD가 한국에서 제한된 약물이기 때문에
한국의 전시회에서는 복제품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이 사족보행하는 로봇의 등에 장착된 총이 무시무시해 보인다.
이 로봇의 이름은 스팟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기업이 만든 로봇이다.
https://youtu.be/_Fv8jw4s-S0?feature=shared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인수해서 유명해졌다.
처음에 미스치프는 <Spot's Rampage(스팟의 난동)>이라는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했다.
스팟이라는 로봇에게 페인트 볼을 장착해
스트리밍 라이브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로봇을 제어하면서
전시장에 페인트볼을 쏠 수 있게 하였다.
점차 사람들의 광기가 더해져서
전시 공간과 물건들을 파괴하는데 이르자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을 폭력을 조장하는데 사용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무장한 뉴욕 경찰국과
협업할 것을 공식 발표하고
미스치프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로봇을 원격으로 비활성화해버린다.
미스치프는 멈춰버린 로봇 스팟을 추모하기 위해
여러 개의 총을 스팟의 등에 붙이고
작품명을 <Spot's Revenge(스팟의 복수)>이라고 붙였다.
미스치프는 원격 조종 로봇이 사람을 공격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건 결국 로봇의 조종대를 누가 잡느냐에 따른 문제인데
그렇다면 조종사의 윤리의식을 따져서 맡기면 되지만
요즘처럼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통제도 힘들어서
이게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Locked Apple iPhone 7>
이 작품은 사람이 많아서 찍진 못 했다.
그냥 아이폰 7 여러대가 벽에 붙어있고
암호를 무작위로 해서 풀면
미국의 유명인사들의 핸드폰 번호를 얻을 수 있다.
그냥 이것도 니네가 뭔데 남의 번호를 팔아?
하는 감상뿐이었다.
4층을 다보고 나오면 엘리베이터 쪽에
이렇게 크레딧이 적혀있다.
영화도 크레딧을 다 보고 나오는 사람이라
한 번 쭉 읽어봤다.
혹시나 아는 사람 나올까봐.ㅋㅋ
그러나 역시 한 명도 모르겠더라.
그래도 덕분에 전시 재밌게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다시 1층으로 내려와서
지나칠 수 없는 기념품샵에 들렀다.
이게 딱 갖기 좋은 것 같은데
막상 사려고 보니까 전시회 내내 미스치프한테
똑바로 소비하라고 혼났는데
이런 예쁜 쓰레기를 사도 되나 싶더라.
적어도 얘네 굿즈는 소비하면 조롱당하는 기분이라..
뭔가 소비에 대한 풍자를 보고 나서
기념품을 사는게 안 내키더라.
그러면 이것 또한 미스치프의 전략?!
신성한 것은 없다면서
전시회 도록마저 성경처럼 만든 놈들...
난 놈은 난 놈이네.
입장했던 곳과 반대로 나오면
맞은 편에는 경복궁이 있고
오른쪽으로 얼마 안 가서 카페가 있다.
입장했을 때 받은 리유저블 컵을 들고
카페로 향했다.
2월에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어서 웃겼다.
근데 이 날 눈이 많이 와서 분위기가 너무 크리스마스같긴 했다.ㅋㅋ
여기서 직원분이 컵을 씻어주신다.
거의끝날 때쯤 갔더니 직원분들이 너무 피곤해보였다.
그래서 좀 눈치보일정로도...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택해서
이렇게 얼음물을 담아주셨다.
핫을 선택하면 뜨거운 물을 담아주는 것 같다.
친구도 아이스를 마셔서 잘 모르겠다.
이렇게 셀프바 형식으로
원두를 골라서 내려마시면 된다.
안내를 다 해주므로 잘 모른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
밤이라서 디카페인 원두로 골랐다.
콜롬비아 원두는 고소하고 산미가 적어서
평소에 선호하는 원두이다.
컵에 리드가 있어 따로 빨대는 제공하지 않는다.
아마 환경보호정책때문에 그런 것 같다.
맛때문에라도 종이빨대보다는 리드가 훨씬 좋더라.
늦게 갔더니 2층 자리가 마감이라
올라갈 수가 없어
(여자화장실은 이용 가능)
입구 쪽에 있는 자리에 앉았더니
날씨도 그렇고 아아를 마셔서 더 추웠다.
요즘은 날씨가 따뜻해져서 이 자리를 추천한다.
왜냐면 이렇게 예쁜 샹들리에와 화분이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
낮에 햇살 들어올 때 앉아있으면 더 좋을 듯.
암튼 여러모로 전시내용도 생각할 거리가 많고
어플로 예매하면 반값에다가
리유저블 컵에 커피까지 주니까
안 갈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대림미술관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게 남아서
다음에 다른 전시를 보러 또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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