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15억의 기독교인들이 일요일아마다 교회에 가서 엄숙하게 그리스도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십니다. '내몸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안에 머물며, 내가 그와 함께 할 것이다.' 예수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 판사: 어디서 감히?
- 변호사: 왜요? 제가 또 누구를 불쾌하게 했습니까?
- 판사: 어떻게 감히 성찬식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가 있소?
- 변호사: 아무도 그런 적이 없나요?
- 판사: 지금 그걸 혐오스럽고 역겨운 행위와 똑같이 언급하고 있잖소.
- 변호사: 사과드리겠습니다, 재판장님. 성찬식을 비하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이 식인의 개념이 삶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생각만은 버려주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 없는 성찬식에만 뿌리를 둔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도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부지방과 아마도 말리부에서는 찬양의 대상이며 굳이 덧붙인다면 불법도 아닙니다. 거기에는 연방법도 없고 매사추세츠 주법도 없어서 식인이 범죄가 아니거든요. 그게 바로 '11월에 기호 2번 긴즈버그입니다.'검사님께서 그 모든 혐의와 신성 모독을 걸고 넘어지면서 존엄이니 고결함에 대해 강연을 한 겁니다. 굶어 죽는데에는 존엄함이 없습니다. 한 노숙자가 널빤지 위에서 썩어가는 순간 삶의 고결함을 일순간 하찮은 것이 되죠. 우리 '11월에 기호 2번 긴즈버그입니다.'검사님께서는 여러분이 불쾌해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불쾌한 것은 뭔지 아십니까? 우리가 사는 이 나라에는 노숙자가 백만명이 넘습니다. 정부는 그들을 먹이지도 못하고 쉴 곳을 주지도 못하면서 "야, 우리 6,7만 달러를 들여서 굶주림을 면하려 한 자를 기소하자. 1년에 4만 5천달러를 들여서 그놈을 가둬놓자."라고 합니다. 거기엔 어떤 존엄성도 없습니다. 잔인함뿐이죠. 니콜스씨는 친구의 시신이 엄숙하지 못하고 품위없이 썩어들어가는 것의 비존엄성을 막고자 친구를 화장했습니다. 왜 먹었느냐에 대해서는 직접 말씀드렸죠. 굶주려서입니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굶주렸던 것은 언제였습니까? 당신은요? 검사님은 배 안 고픈거 압니다. 관심은 좀 고프시겠지만. 인정할 건 합시다. 우리가 여기에 모인 단 하나의 이유는 인육 사건이 TV에 나기 좋기 때문입니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 관심이 고픈 사람에게 언론의 관심만큼 배부른게 어디 있겠습니까? '11월의 기호 2번 긴즈버그입니다.' 검사님께서도 그걸 알고 계시죠. 그래서 이 사건을 직접 맡은 겁니다. 이번일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검사님의 선전활동에 지대한 발판을 마련해줄 뿐 아니라 이 사회의 관념에도 맞닿습니다. 노숙자를 이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기소하자는 거죠. 전 궁금해지더군요. 여기서 과연 누가 진정한 식인종일까?
친구를 화장하다 굶주림에 먹어버린 노숙자. 자신의 선거 승리를 위해 노숙자를 기소한 검사.
어느 쪽이 더 식인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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