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에 이어서
패키지여행 일정에 포함되어 있던 바티칸 미술관.
바티칸 시국은 로마의 북서부에 위치해있으며
교황청이 통치하는 카톨릭 국가로
토지와 인구 모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다.
여기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를 한다.
한 여름에 가서 더웠지만 그래도 그늘이라 좀 괜찮았다.
예약을 안 한건지 저 멀리서부터 줄을 서서 들어가던데
이 더위에 3시간 넘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안타까웠다.
오픈 전 부터 기다려도 몇 시간 대기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가격이나 입장권의 차이는 자세히 모르겠다.
패키지여행은 이게 장점인듯.
영문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서 해준다.
다같이 모여서 입장하기 전에
로비에서 화장실 먼저 갈 수 있게 시간을 준다.
패키지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이
어디를 가든 화장실 먼저 가게 해준다는 것이다.
중간에 갈 수가 없어서 미리 보내는 것이겠지만
나같이 방광 용량이 한 2기가 정도 되는 사람들한테는
아주 좋은 서비스이다.
이곳은 솔방울 정원이고 정식 명칭은 피냐 정원(Pigna Courtyard)이다.
저기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이 솔방울이다.
그래서 솔방울 정원.
피냐는 이탈리아어로 솔방울이다.
본격적으로 내부를 둘러보기 앞서
현지 가이드님이 야외에서 그림을 보며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셨다.
안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들이 많아서
중간에 멈춰서 설명을 들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
미리 설명을 듣고 관람을 할 수 있게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얘기가 길어지니까 너무 힘이 들었다.
패키지여행이다 보니 현지 가이드님의 진행이 필요해서
중간에 탈주할 수가 없어서 힘들었는데
자유여행으로 가게 된다면 여기에 한국어 도슨트가 있으니
굳이 땡볕에 서서 강의를 들을 필요는 없다.
드디어 내부에 들어왔다.
여름에 이곳에 오게 된다면
꼭 모자와 선글라스,
생수를 챙겨다니라고 하고 싶다.
근처에 물을 살 만한 곳이 없다.
티그리스 강의 신이라는 작품이다.
몸이 굉장히 좋으시네예.
라오콘은 트로이의 사제로,
트로이 전쟁하면 가장 유명한 트로이 목마를
들이지 말라고 주장한 인물이었다.
트로이를 멸망시키려던 신들에 의해
라오콘과 아들들은 뱀에 물려 죽었다고 한다.
이 조각상이 바로 그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트로이의 사제로서 트로이를 지키려고 했을 뿐인데...
신들은 정말 모럴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이 완전하지 않고 '인간적'인데 왜 그들을 섬겨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들어와서 여러 조각상을 구경했다.
신화적인 인물과 동물의 형상을 본따 만든 조각상이 주를 이루는 곳이었다.
오기 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고 온다면
아는 게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상상만 하던 인물의 외형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고
신화 속 장면을 조각으로 재현해놓아서
마치 영화처럼 실감 나는 신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뮤즈의 방(Hall of the Muses)에 들어서니 아름답고 웅장한 천장화가 눈에 띈다.
아치형 천장에 있는 토마소 콘카의 프레스코 벽화의 제목이
'뮤즈(Muses)'라서 뮤즈의 방이라 부른다.
뮤즈는 학문과 예술의 여신이며, 아폴론을 섬긴다.
아폴론이 태양과 예술의 신이기 때문이다.
뮤즈의 방 한가운데에 있는 조각상.
벨베데레는 건축 양식을 지칭하는 말이다.
토르소는 목과 사지가 없이 동체부만 있는 조각상, 즉 흉상을 말한다.
그래서 벨베데레에 있는 토르소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바티칸 미술관 내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데
학술적인 의미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보니 그 옛날에, 기원전 1세기에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유명하다고 한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나 보다.
뮤즈의 방을 지나 원형의 방(Sala Rotonda)으로 들어갔다.
돔 구조의 천장이 아름다웠다.
저 거대한 그릇같은 것은 네로 황제의 욕조였다고 한다.
네로 황제는 폭군으로 유명하다.
기독교인들을 박해해서 폭군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정치는 잘 못 했지만 그는 그리스문화와 예술을 좋아했다고 한다.
아테나 여신을 그린 모자이크 타일도 있었다.
아테나는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별로 안 좋아하는 신이다.
쌍두마차의 방(Sala della Biga)에 들어왔다.
전시실 안에 다양한 조각들이 있는데
인상적인 조각들이 꽤 있었다.
천장에 있는 그림들은
카톨릭 역사의 사건들을 그린 것이다.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어린아이를 묘사한 조각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그동안 박물관 다니면서 어린아이 조각은 많이 못 봤는데
여기 다 모여있었다.
어린아이는 주로 천사로 묘사되던데
얘들도 다 천사인가?
나 진짜 무식하다....
왼쪽은 무슨 조각상인지 모르겠고
오른쪽은 인상적이라 기억한다.
거위 목을 조르는 아이(Child strangling a goose)
라는 작품이고 아이의 모습으로 잔인한 행동을 하는 것이
진정한 순수의 모습같아서 인상깊었다.
이 조각상은 비보잉 조각상이다.
뻥이고 페르시아 전사라는 작품이다.
역동적인 신체 묘사가 인상적이다.
개쩌는 천장화,
개멋진 그림...
이딴 말밖에 못하는 내가 밉다.
교황이었던 레오 13세의 조각상이 있다.
이런 거에는 가슴이 차가워진다.
정말 뭘 모르니까 감흥이 없다...
오로지 나에게는 핫가이뿐...
유럽의 조각상은 몸매가 정말 아름답다.
아랫도리는 볼품 없지만 몸의 근육만은 정말 이상적이다.
관공 어찌 몸만 오셨소...
여기서부터는 태피스트리 갤러리(Galleria degli Arazzi)이다.
태피스트리란 직물로서 만든 회화 작품이다.
이탈리아어로 Arazzi가 태피스트리라고 한다.
다들 아라찌???
ㅈㅅ...
태피스트리는 원래 시스티나 성당에 걸려있었다고 한다.
성당에서 미술관인 여기로 옮겼다는 듯.
목동들의 경배 (Adoration of the Shepherds)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추기경이 된 마페오 바르베리니
(Maffeo Barberini is made a cardinal by Pope Paul V)
이곳부터는 지도 갤러리(Galleria delle Carte Geografiche)이다.
이탈리아 지도들이 걸려있다.
지도뿐만 아니라 천장화가 그려져있어
목을 꺾어서 구경하느라 목이 아파 혼났다.
이 천장화들 중에서 실제로 조각인 것과
그림으로 양감을 살려 조각처럼 그린것이 있다고 한다.
육안으로는 쉽게 구별이 가지 않는다.
참 대단한 것 같다.
옛날 지도 치고 꽤 정확한 모습이다.
인공위성도 없던 시절에 이정도로 정확하게 지도를 그리다니.
옛날 사람들이 오늘날의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한 것 같다.
나는 이 발전된 문명을 누릴 자격이 없다!
화려함의 극치....
고루쿰의 순교 (The Martyrs of Gorkum)라는 작품이다.
찾아봤는데 딱히 흥미롭지가 않아서 설명은 생략하겠다.
정말 어렵다 어려워!
여기는 성모 마리아의 방이다.
삼면의 벽에 그림이 있다.
성모 마리아...
원죄없이 잉태하신 어쩌구 저쩌구
처녀수태 얼씨구 절씨구
할많하않이다.
종교화는 회화적인 의미로 경이로우면서도
종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참... 이면적인 감상이 든다.
옛날 사람들이 종교를 믿고
그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혹은 정말로 본인의 신앙심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다?
오케이.
그런데 그 종교를 현대에까지 끌고 와서... 더보기
사람이 정말 많아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찍기 힘들었다.
나가기 전에 시스티나 성당에 가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유명한 작품을 봤는데
사진 촬영 금지라서 아쉽게도 남아있는 사진은 없다.
정말 경이롭고 멋졌다.
아는 게 없으니 감상도 짧다. ㅎ
부모님이 카톨릭 신자셔서
너무 시간이 짧고 대충 돌아본 것 같다고 많이 아쉬워하셨다.
아무래도 패키지여행으로는 시간상 여유가 없으니
한 시간 만에 다 돌아보려고 하다 보니까
정말 유명한 작품 몇 개만 볼 수 있었다.
만약 바티칸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로마에 숙소를 잡고
바티칸은 반나절 내내 구경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진짜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로마 여행하면서 겸사겸사 들르는 곳이니까
로마 여행 중 하루는 바티칸을 위해 투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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