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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impression/영화 movies

우리의 유년시절이 끝나간다 | 영화 <작은 아씨들 (2019)> 감상문

by dinersourfizz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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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9.수

영화관에서 관람

 

감독: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제작사: 콜롬비아 픽처스

 

내용요약

 네 자매 중 둘째인 조는 어릴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작가와 가정교사를 병행하며 가족을 위해 돈을 번다. 가난해도 따뜻하고 행복했던 유년시절은 막이 내린지 오래지만, 네 자매 모두 그때의 기억으로 현실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셋째 베스가 성홍열에 걸려 숨을 거두고, 다시 집으로 모인 자매들은 베스와 함께 끝나버린 유난시절을 그리며 슬퍼한다. 삶은 계속되기에 저마다의 인생을 꾸려가는 남은 자매들. 이런 자매들의 이야기를 쓴 책이 세상에 나오고, 조는 자매들과 함께 고모의 저택을 학교로 꾸며 아이들을 가르친다. 

 

감상

 조가 나처럼 둘째라서도 있지만 글쓰는 걸 좋아하고 장녀 못지않게 가족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많이 공감이 갔다. 어릴 때 원작을 읽은 적이 있는데 거의 다 잊고 영화를 봐서 내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로 봤다. 이 영화는 절절히 슬픔을 담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깊은 울림을 준다. 친구랑 내내 오열하며 영화를 봤다. 세번의 오열 구간이 있는데 한 번은 메그가 시집가는 것을 조가 말리면서 우리의 유년시절이 끝나간다고 말할 때, 두 번째는 베스가 죽기 전에 조가 제발 싸워서 이겨내야 한다고 말할 때, 마지막으로 조가 로리를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외로워서 로리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울 때 나도 따라 울었다. 메그가 시집갈 때, 우리 언니가 시집가면 나는 어쩌지 싶어서 울었고 우리의 유년시절이 끝나간다는 말에 절절히 공감해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베스가 죽으면서 조가 싸워서 이겨내라고 울때는 내 억장이 다 무너졌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몰입하고 공감한 적이 있었나 싶게 눈물이 자꾸만 흘렀다. 조는 여자들이 결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세상에 신물이 나면서도 사랑받고 싶어했다. 그 모습이 나와 닮아서 눈물이 났다. 조는 옛날 여자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나도 아직도 이런 딜레마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 슬펐다. 

 

 남자들은 <작은 아씨들>을 지루하게만 느끼더라. 그러나 여성서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여자들은 남자들이 쓴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했고 그녀들은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랑받거나 선택받는다. 아니면 끔직한 비명을 지르며 잔인하게 죽는다. 그에 반해 여자의 손으로 그려낸 여자는 그 속에서 생명력을 가진다. 숨을 쉬고 죽어서도 자유롭다. 감정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이런 여성서사 작품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남성중심사회에서도 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서사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좋은 영화이다. 원작이 훌륭해서 영화도 좋았다.

 

 옛날에 나온 영화와 달리 네 자매가 너무나 다르게 생겨 몰입이 힘든 것은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런 옥의 티를 열심히 가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로리가 갑자기 에이미랑 결혼한 것은 원작부터 있는 이야기라 감상에 호불호가 있다. 나 또한 로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를 사랑했으면서 어떻게 자기를 짝사랑하던 조의 동생과 결혼할 수 있단 말인가. 조의 사랑을 가질 수 없다면 옆에라도 있으려는 것 같아서 좀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조가 나이 많은 교수랑 결혼하는 결말도... 시대상 어쩔 수 없이 작가가 출판사로부터 주인공이 결혼해야한다는 협박을 받아서 그런 결말을 냈다는데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완벽할 수 없지만 아쉬운 부분이 전체 감상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느냐에 따라 그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충분히 현대식으로 각색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그나마 교수 역할을 맡은 배우가 잘생겨서 나이차에 대한 불만을 상쇄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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